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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Tip

아이폰12 미니가 찐이다!!

by 내피셜매거진 2020. 11. 16.

아이폰12 시리즈가 출시되었다.

아이폰12, 아이폰12프로, 아이폰12프로맥스, 그리고 아이폰12미니까지.

다 필요 없고, 나같이 폰으로 게임 안 하고 사진, 동영상이나 적당히 찍고 저장하고 일정관리 어플 정도 쓰는 사람에겐 아이폰12미니가 '찐'이다.

나는 2018년 초부터 현재까지 아이폰X을 사용하고 있으며 아이폰Xs, 아이폰11이 출시되었을 때 정말 하나도 구미가 당기지 않았고, 심지어 걔네들이 뭐가 어떻게 좋아졌는지 알지 못한다.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 후면 카메라 영역이 늘어나면서 더 못생겨졌다는 사실 정도만 인지하고 있을 뿐이다.

애플이나 삼성이나 그 나물에 그 밥처럼 "오빠 나 뭐 달라진 거 없어?" 시전 하며 매번 더 비싼 출고가로 출시하는 신제품과 혼자 열심히 그리고 창의적으로 헛발질하는 엘지를 보며 당분간 스마트폰을 바꿀 일 따윈 없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요즘 아이폰이 통화 녹음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아쉬운 상황들이 많아서 자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아이폰12미니는 "오빠! 그런 게 왜 필요해? 나 아이폰이야, 오빠 나 좋아하잖아?" 내가 많이 좋아하는 나한테 소홀하던 여자 친구가 딱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다시 내 마음에 불을 지피는 그런 느낌이다. 아적아라고 했던가? 아이폰의 적은 아이폰이다. 통화 녹음 따위 다시 필요 없어졌다. 

구매욕이 활활 타오른다.

활활 타오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고, 작게도 세 가지다.

 

 

 

 1. 휴대성  

모바일폰, 스마트폰의 본질은 무엇인가? 한때 휴대폰으로 통용되던 물건인 만큼 휴대성에 그 본질이 있고, 이번 아이폰12미니는 그 본질을 제대로 파고든 모델이라 할 수 있겠다.

스마트폰 브랜드들이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때마다 맥스, 프로, 노트, 어쩌고저쩌고 하며 더 큰 폼팩터와 다 쓰지도 못 할 기술을 과시하며 소비자를 현혹했지만, 점점 주머니에 넣기 힘들고 한 손으로 조작하기 불편한 크기는 더 이상 휴대폰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에 이르렀다. 하.. 케이스까지 씌우고 바지 주머니에 넣기 정말 민망하다.

반면 이번에 출시되는 아이폰12미니의 크기는 131.5 x 64.2 x 7.4mm에 133g의 무게로 한 손에 쏙 들어온다. 말 그대로 작고 가볍다. 작은 사이즈에 비해 위아래 베젤 없는 풀화면이라 오히려 기존의 SE2보다 디스플레이 면적은 더 크다. 드디어 아이폰으로도 미니멀리즘다운 미니멀리즘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폰12미니가 너무 사고 싶어 지는 첫 번째 이유다. 

 

왼쪽이 미니, 오른쪽이 프로맥스. (사진출처:Hypebeast)

 

 2. 성능  

과유불급, 뭐든 적당한 게 좋다. 현재 사용 중인 아이폰X의 성능도 차고 넘친다. 아마도 폰으로 게임을 하지 않아서 더 그런 것 같다. 회사 사람들이 전부 카트라이더를 할 때도 난 별로 흥미가 없었다. 물론 왕따는 절대 아니다. 정말 아니다. 그럴 리 없다ㅠ.

게임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텐데, 요즘 어지간한 스마트폰 스펙은 과분하다. 스마트폰 용량과 스펙이 과분하다고 느낀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아이폰7쯤이었을까? 그러니까 아이폰12미니가 요즘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비해 스펙이 조금 떨어질지언정 나에겐 충분하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또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다지 뒤처지는 성능도 아니다. 일단 아이폰12프로, 프로맥스와 동일한 프로세서(A14 바이오닉 SoC)를 탑재했다. 성능이 낮은 프로세서를 탑재했던 SE 시리즈와는 결이 다르다. 특히 아이폰답게 디스플레이 성능의 레벨업이 눈에 띈다. 이름도 거창한 '슈퍼 레티나 XDR OLED 디스플레이(Super Retina XDR OLED Display)'를 탑재했는데, 자체발광 OLED로 구현한 슈퍼 레티나라니, 그냥 레티나도 이미 쩌는데 이건 뭐.. 개쩔겠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지금 쓰고 있는 아이폰X도 슈퍼 레티나란다 허허. 다만 같은 픽셀에 화면 크기는 더 작아져서 미묘하지만 좀 더 쨍한 디스플레이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사이즈가 작아도 괜찮은 두 번째 이유다.

 

(사진출처:cnet)

 

 3. 디자인  

2009년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을 아이폰만 써오고 있다. 그중 가장 디자인적으로 만족했던 시리즈는 아이폰4였다. 둥글둥글하던 초기 아이폰 시리즈와 달리 정갈하게 각진 사이드가 너무 멋졌었고, 사이즈도 한 손에 아주 딱이었다. 4s까지 동일하게 유지되던 디자인은 아이폰5로 업데이트되며 위아래로 길어졌고 아이폰6부터는 다시 둥그런 사이드를 채택하며 아이폰7,8,X,11까지 샤프하게 각진 정갈함보다는 유려함을 어필해오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SE가 출시되었을 때 시리즈의 목적이었던 가격적인 메리트보다 아이폰4,5를 계승한 디자인이 더 눈에 띄고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아이폰4 디자인은 지금봐도 멋지네

 

그런데 이번 아이폰12 시리즈는 더 이상 디자인적으로 차별성을 주기 힘들었는지 다시 사이드를 샤프하게 깎고 나왔다. 유행이 돌고 돌듯 아이폰 디자인도 돌고 도나보다. 개인적으로 최애 했던 아이폰의 디자인인지라 너무 마음에 든다. 허허 어디 그뿐이랴, 파워레인저 뺨따구 후려치는 다섯 가지 색상으로 남심여심게이심 다 저격한다. 한번씩 알콜솜으로 닦아줄 때나 케이스 떼어내고 감상하겠지만 어쨌든 다섯가지 색상들이 전부 이쁘다.

아무튼 동글동글했던 사이드를 바버샵에서 예리한 바리깡으로 밀어버린 것처럼 샤프하게 다듬은 디자인이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세 번째 이유다. 

 

아이폰12미니 파워레인저 후레쉬맨 바이오맨 땅불바람물마음(사진출처:Engadget)

 

 그리고 가격  

아이폰12미니는 64GB, 128GB, 256GB 세 가지 저장 용량으로 출시되는데, 각 각 95만원, 102만원, 116만원이다. 서울 집값만큼이나 뛰어버려서 언젠가부터 무덤덤해진 스마트폰 가격이지만, 나름 미니라고 다른 12 시리즈 대비 제법 착한(?) 가격도 소유욕을 일렁이게 한다.

어쨌든 이번 아이폰12미니의 출시는 아주 오래간만에 애플다운 발상의 전환인 것 같다. 꼭 그것만이 길인 양 점점 크고 무거워져 가는 스마트폰들이 크고 무거움을 극복하기 위해 접어도 보고 말아도 보면서 기술력을 과시할 때, 휴대폰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며 과분한 스펙을 절묘한 사이즈에 담으며 '심플 이즈 여전히 더베스트'를 무기로 방심한  시장의 허를 찔렀달까?

아이폰12미니는 그 나물에 그 밥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정말 오랜만에 소유욕을 자극하는 갖고 싶은 스마트폰임에 틀림없다. 안 그래도 복잡하고 근심 걱정 많은 삶에 비워내고 덜어내는 미니멀리즘을 드디어 스마트폰으로도 그럴듯하게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한창 무소유냐 풀소유냐로 논란이 되고 있는 혜민스님이 스마트폰을 쓴다면 아이폰12미니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랄까.. 뭐랄까.. 다 갖췄지만 겉으로는 티 안 나고 담담해 보인다고 할까? 그런 느낌적인 느낌의 아이폰12미니다.

소유하고 싶다.

PS. 방수 성능도 더 좋아져서 이제 비 오는 날 우산 안 챙겨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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