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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질리지 않는 자동차 디자인의 법칙

by 내피셜매거진 2020. 2. 24.

얼굴이 1000냥이면 눈이 900냥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눈이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소리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모든 자동차들이 각기 다른 헤드라이트 디자인으로 제 각각의 멋을 뽐낸다.

자동차의 눈을 통해 브랜드의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하고 브랜드의 패밀리 룩을 완성하기도 한다. 

특히 요즘 차들은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때마다 최신 상품임을 과시라도 하듯 눈매부터 쎄에에련되게 다듬고 나온다. 

그런 와중에 다른데는 다 건드려도 눈매만큼은 자연산을 고집하는 몇몇 차종들이 있다. 

눈에서 쏘는 빛은 할로겐에서 LED로 바뀌어도 그 빛을 품은 눈매는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차들.

보통 이런 차들을 우리는 '아이코닉' 하다고 표현하며 대게 동그란 헤드라이트 디자인을 유지한다. 

그리고 이 차들은 세월이 지나서 구형이 되어도 절대 구려보이는 법이 없다.

둥글둥글한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자칫 순둥순둥 우유부단해보일 수 있지만, 같은 동그라미라도 세상 쎄련되게, 또 세상 터프하게 버무리는 이런 디자인이야 말로 레알 고수의 손길이라 할 수 있겠다. 

레알 고수의 손길로 빚은 동그란 헤드라이트들을 모아봤다. 

순서는 의미 없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간다.

 

폭스바겐(Volkswagen)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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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부터 2019년 단종까지 동그란 헤드라이트를 유지했다. 

비틀의 부활을 알렸던 뉴비틀(1997~2011)은 헤드라이트만으로 부족했는지 테일라이트도 동그랗게 디자인했다.

 

피아트(Fiat)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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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아이코닉 디자인의 대명사. 이탈리아 마티즈.

1957년 등장하며 센세이셔널한 디자인으로 자동차 역사에 멋지게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현대식 디자인으로 다듬은 2세대(1991~1998)는 잠시 네모네모하게 나왔다가 사라졌다.

탄생 50주년을 기념하여 2007년에 지금의 레트로 디자인으로 부활했다. 

한때 나도 이 디자인에 허우적 거리던 때가 있었다. 최고다 이탈리아 마티즈.

 

미니(Mini) 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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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미니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차체도 커지고 많은 것이 변했지만 노면의 형태를 엉덩이로 읽을 수 있는 고카트 설계와 동그란 헤드라이트 형태는 알렉 이시고니스 경이 섭섭하지 않을 만큼 잘 지켜오고 있다. 영국의 아이콘에서 BMW 미니가 되었어도 특유의 미니미니한 갬성엔 아직 독일 때가 묻지 않았다. 다시 작아지길 기대해본다.

 

포르쉐(Porsche)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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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소년 빰빠밤~ 포르쉐 911은 동그라미가 얼마만큼 쎅시 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1963년 1세대부터 2019년 8세대까지 헤드라이트의 형태가 또오오오오옥같다? 아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자세히 보면 왼쪽에서 5번째, 그러니까 5세대(1997~2004) 996 모델은 헤드라이트 모양이 다르다. 출시 당시 911 최초의 수랭식 엔진을 얹고 높은 판매량을 자랑한 모델이지만, 중고 가격은 다른 모델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유독 혼자만 동그랗지 못한 헤드라이트 디자인 때문이라고 우기기 딱 좋다. 

 

지프(Jeep) 랭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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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를 품은 터프가이들을 살펴 볼 차례다. 첫 빠따는 역시 명불허전, 구관이 명관, 지프는 랭글러. 원조 군용 지프와 가장 최근의 랭글러를 함께 놓고 보고 있자니 지프에는 디자이너가 없다고 해도 고개가 끄덕거려질 정도다.

 

도요타(Toyota) FJ크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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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프. FJ크루저 포럼에서 본 기억이 맞다면, 이 녀석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 생산 지프를 들여오기 어려워서 미군이 도요타에 의뢰해서 한국 지형(A lot of 산)에 적합하게 만든 군용 차량이다. 도요타의 지프라고 할 수 있겠다. 풀네임은 랜드크루저 FJ40으로 2006년 FJ크루저로 부활한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하얀 지붕이 그때 모습 그대로다. 이런게 뉴트로지. 

 

벤츠(Mercedes Benz) G클래스

독일 지프.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그릴 중앙의 동그란 벤츠 앰블럼의 크기는 정확히 같다. 못 믿겠다면, 줄자를 들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보자. 주차장에 G클래스가 있다면 당신은 부자. 예나 지금이나 온통 네모네모한 이 차에 동그란거라곤 바퀴와 헤드라이트, 앰블럼뿐이다. 동그라미와 네모로 그릴 수 있는 가장 갖고 싶은 디자인이 아닐 수 없다. 

 

벤틀리(Bentley) 뮬산

멋부리지 않은 럭셔리란 이런게 아닐까? 나도 잘 모르겠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뿜고 있지만 그나마 느껴지는 손톱만큼의 친근함은 헤드라이트가 동그랗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동그란 헤드라이트는 아무리 쎄련되게 다듬어도 그 형태만으로 이미 레트로한 감성을 품고 있다.

가장 친근해보이지만 디자인적으로 가장 텃세가 심한 형태가 아닐까 싶다.

역사와 전통, 적절한 이야기 없이 그냥 헤드라이트만 동그랗게 디자인하면, 꽤나 구려보일 것 같다. 

 

레트로한 갬성으로 동그란 헤드라이트를 품고 돌아오는

포드 브롱코도 구경해보자↓↓↓

 

새로운 포드 브롱코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10가지 팩트 (1)

1996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20여년만에 부활을 앞두고 있는 상남자 SUV Ford BRONCO 포드 브롱코다. 지난 2019년 11월 공식 유튜브 채널에 티저를 공개하며 2020년 봄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아마도 4월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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