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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Tip

<뉴발란스 992> 그레이보다 화이트

by 내피셜매거진 2020. 12. 28.

안녕하세요 내피셜입니다. 

2006년 첫 출시 이후 무려 14년 만에 올해 2월에 재출시된 뉴발란스 전설의 신발 992를 구매했습니다.
992의 경우 한정수량으로만 판매가 되는데, 전부 미국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1년에 약 34만족 정도만 한정적으로 생산한다고 합니다. Made in USA 메이드 인 우사. 박스에도 성조기 형상이 그려져 있고 그 위에 깔끔하게 made.라고 박혀있습니다.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정식 발매 가격도 보통의 뉴발란스보다 비싼 259,000원입니다. 미국 사람들이 꼼꼼하게 잘 만들어서라기보다는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이겠죠. 이러나저러나 미국에서의 생산을 고집하는 데에는 그만큼 제품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제품 누구때문에 유명해졌습니까? 

네, 코카콜라를 제껴버리고 가장 미국을 대표하는 심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애플, 애플의 아버지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가장 즐겨 신던 신발로 유명세를 탄 뉴발란스 992 되시겠습니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면 늘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 검은 양말 그리고 뉴발란스 992 그레이를 신은 모습이 그의 시그니처 착장입니다. Simple is the best 항상 심플을 추구했지만 즐겨 신는 신발은 그리 심플한 디자인은 아니네요.

아무튼 뉴발란스 992는 스티브 잡스 때문에 유명해진 신발입니다. 

2006년 당시만 해도 뉴발란스992가 지금처럼 핫한 신발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런 뉴발란스 신발, 그러니까 아저씨들이 신는 편하고 별 볼 일 없는 신발이었던 거죠.

어쩌면 세상의 흐름보다 앞섰던 것일까요? 발렌시아가의 트리플S에서 시작되어 구찌 라이톤에서 정점을 찍은 어글리슈즈 열풍에 힘입어 뒤늦게 뉴발란스 992는 그 가치를 인정받고 정식 판매 가격에 웃돈을 얹어줘야 구할 수 있는 신발이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시그니처 색상인 992 그레이 컬러의 경우 웃돈을 많이 얹어줘야 합니다. 저는 너무 배가 아파서 다음 정식 발매까지 기다려보려 했지만 기다리다 지쳤고, 그때 제 눈에 992 화이트 실버 색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992 화이트실버 

992 화이트실버, 정식 코드명은 M992NC

그레이보다 이 색상이 더 이쁜데?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뇌리를 쎄게 때렸습니다.

사실 한창 992 재발매 소식에 각종 커뮤니티가 난리였을 때도 감흥이 별로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뉴발란스를 20만원 넘게 주고 산다는 게 조금 아깝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뉴발란스992 WTAPS 일명 더블탭스 사진을 보고 992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더블탭스는 리셀가가 백만원이 넘어가더군요. 허허허. 그나마 비슷한 베이지, 탄 색상은 또 별로 안 예뻐 보였습니다. 코디하기가 까다로워 보이더군요.

그렇게 무슨 색들이 있나 보다가 화이트 실버 색상을 만나게 된 거죠. 마침 리셀가도 그레이보다 훨씬 착하더군요. 크림 기준 정식 발매 가격에 치킨 두 마리 정도 안 사 먹으면 데려 올 수 있습니다. 내 눈에는 훨씬 예쁜데, 시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992 신발의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스웨이드 부분이 밝은 그레이 색상입니다. 쿠션 부분은 화이트 색상인데 이 부분은 오래 신으면 변색될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메쉬 부분이 진한 회색 메탈릭 실버 같은 조금 어두운 색상인데, 고급집니다. 인터넷으로 봤을 때는 사진에 따라 어두운 메쉬 부분이 도드라져서 점박이 같아 보일까 우려도 살짝 있었으나, 실물을 받아보고 그런 생각은 싹 사라졌습니다. 색상 조합이 너무 좋고, 총 76조각으로 만들어진다는데 992에 쓰인 모든 소재가 굉장히 고급스럽습니다. 과연 미국 생산의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992 사이즈 팁 

뉴발란스 992 사이즈는 정사이즈를 추천합니다. 발볼이 D타입으로 적당히 여유 있게 나오고 신발 끝이 둥글둥글하기 때문에 굳이 사이즈를 업할 이유가 없습니다. 신발 안쪽 높이도 깊어서 발등이 많이 높지 않으면 정사이즈에서도 꽉끈이 가능합니다. 정사이즈 기준 두꺼운 스포츠 양말 신고 신발 안에서 발이 답답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외관이 심플하지 않아서 정사이즈 해도 동 사이즈의 다른 신발들에 비해 커 보입니다. 특히 화이트 실버 색상은 전체적으로 밝아서 더 커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속이 깊고 발볼이 여유롭게 나오기 때문에 칼발이신 분들 중 신발이 너무 커 보이는 게 싫다면 반 사이즈 다운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992 착용감 

뉴발란스 신발들의 진가는 오래 걸을 때 나타납니다. 처음 신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신발들도 오래 신고 걷다 보면 발이 아파오기 마련인데, 뉴발란스는 발이 아파오기까지가 오래 걸립니다. 쿠셔닝 자체가 말랑말랑하지 않아서 처음 신었을 때는 크게 편한지 모르는데 오래 신어도 발이 불편하지 않은 그런 진또배기 같은 신발입니다.

모든 뉴발란스 신발들이 그런 특징이 있지만 992의 경우 그중에서도 더 편한 신발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뉴발란스 992의 특별히 더 편한 착용감은 ABZORB SBS 쿠셔닝 기술에서 비롯됩니다. 어브조브SBS는 일반적인 합성 폼보다 탄성이 더 좋은 젤 타입의 폼입니다. 아식스의 젤 쿠셔닝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스티브 잡스의 생전 취미가 걷기였다니 뉴발란스 992를 즐겨 신은 이유를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뉴발란스 992와 청바지의 조합은 이미 잡스형이 증명했고, 각종 쇼핑몰에서 슬랙스나 면바지 착용샷에 992가 자주 등장하는 걸 보니 어떤 바지와도 궁합이 좋은 것 같습니다. 너무 딱 달라붙는 레깅스핏만 아니라면 말이죠. 특히 적당히 와이드한 핏과의 케미가 아주 좋습니다. 이래저래 요즘 서타일이네요. 어디에도 잘 어울리니 데일리로 신기 너무 좋은 뉴발란스 992입니다. 

 

 992 화이트 가격 

뉴발란스 992 국내 정식 발매 가격은 259,000원입니다. 이미 뉴발란스 치고는 많이 비싼 가격인데, 그나마도 운이 좋아야 정식 발매 가격에 구할 수 있고, 국내 정식 판매는 이미 매진되었기 때문에, 해외 구매나 국내 개인 매물을 통해 구매해야 하는 뉴발란스 992입니다. 

메이드인 USA라고 쓰여있는데 어딘지 모를 허접함에 눈물 흘리지 않으려면.. 믿을 수 있는 리셀 중개업체를 이용하시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겠습니다. 저는 KREAM 통해서 정식 발매가에 치킨 한 마리 반 얹어서 구매했고, 거래가 성사된 지 5일 만에 배송이 완료되었습니다.

물론 리셀가는 사이즈마다 편차가 있습니다. 다만 아직 화이트의 경우 웃돈이 그레이나 다른 컬러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KREAM 앱 처음 써봤는데, 박스 포장도 꼼꼼하게 해서 보내주고 생각보다 배송도 빠르고, KREAM에서 따로 받은 거 하나 없이 내돈내산 매우 만족스러운 이용이었습니다.

 

크림 박스. 신발을 대하는 이런 세심한 태도가 참 좋습니다
신발 전문가들이 꼼꼼히 검수하고 문제가 없으면 크림 택을 달아줍니다.

아무리 992 근본컬러라지만 그레이의 리셀가가 터무니없이 비싸기 때문에.. 꼭 그레이를 구매해야겠다면 다음 정식발매를 기다려보는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뉴발란스 992 그레이 신는분들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희소성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이런 저런 이유들로 내피셜은 뉴발란스 992 화이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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