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다짐
뭐라도 일단 써보자.
매년 올해에는 뭘 하겠다. 뭘 이루겠다. 무엇만큼은 꼭 하고 말겠다. 등
이런 저런 계획들을 세우곤 했는데,
-사실 그 중에 제대로 지켜진건... 글쎄 그런게 있기는 했던가-
올해는 어째서인지 그런 계획을 애초에 세워볼 생각조차 안했다. 신기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2020년은 아무런 신년 계획 없이 시작되었다.
2019년의 마지막날은 저녁 먹고 거실 바닥에 누워 TV를 보다가 깜빡 잠이들었다가,
등이 베겨서 일어났더니 이미 2020년 1월 1일 새벽 2시였다.
다시 침대로 옮겨 쿨쿨 자고 여느때와 같이 일어나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감사한 사람들, 그리고 2020년도 가장 오랜 시간 함께 할 사람들에게 새해 카드를 썼다.
늘 키보드만 두드리다 정말 오랜만에 펜을 잡은 손가락이 용케 글씨 쓰는 법을 더듬더듬하다 아파올때쯤 카드 쓰기가 끝나고,
엄마집에 가서 떡국을 얻어먹은 후 엄마를 모시고 아빠가 있는 곳에 가서 새해 인사를 하고.
그리고 그냥 집에 왔다.
1월 1일부터 블로그를 해봐야지 다짐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오늘 1월 2일도 그러지 못할 뻔 했지만 일단 이렇게 뭐라도 써보고 있는 중이다.
뭐라도 쓰다보면 뭘 쓰면 재미있게 쓸 수 있을지 떠오르길 바라며 쓰고 있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2020년엔 나를 닮은 녀석이 세상 빛을 볼 예정인데,
-와우 내가 원더키디의 아빠라니-
그 녀석이 나올 때까지 하루에 하나씩 뭐라도 써볼 작정이다.
하루에 하나씩 일기 쓰듯 뭐라도 쓰는 습관이 몸에 익으면,
그 녀석이 나온 후에는 자연스럽게 그 녀석에 대한 육아 일기가 술술 써질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2020년 12월 말일에 돌아보면 1년간의 내 기록들이 쌓여서 내가 뭘 했는지 뭘 못 했는지 자기성찰이 가능한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긴하다.
거스름 동전 백원씩 모아놓다보면 어느새 만원이 되듯이,
하루하루 작은 기록들을 모으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그러니 뭐라도 일단 써보자.
근데 내일은 뭘 쓰지?
ps. 혹시 누군가 이 글을 보신다면, 새해 대박 나실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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